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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과 레비스트라우스 vs. 쿤츠와 올슨 – 시대에 따라 변해온 가족의 정의

jin Prime 2025. 6. 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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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인가요?”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우리는 흔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집단’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 정의는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할까요?
싱글, 1인 가구, 비혼 동거, 입양 가족, 공동체형 가족 등 전통적인 틀에 들어가지 않는 새로운 가족 형태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족에 대한 고전적 정의를 제시한 머독(George P. Murdock)과 레비스트라우스(Claude Lévi-Strauss)의 견해를 살펴보고,
1990년대 후반 쿤츠(Coontz, 1997)와 올슨 & 듀프레인(Olson & DeFrain, 2003)이 제시한 새로운 가족 개념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시대에 따라 변해온 가족의 정의

고전적 가족 정의: 머독과 레비스트라우스

머독(Murdock)의 가족 개념

머독은 1949년 고전 연구에서 다음과 같이 가족을 정의했습니다.

“가족은 성인 남녀와 그들의 자녀로 구성된 사회적 집단이며, 성적 결합과 출산, 양육, 경제적 협력이 이루어지는 기본 단위이다.”

즉, 머독은 이성 부부 + 자녀 + 공동생활이라는 구조를 가족의 필수 요소로 보았습니다.
그는 가족의 보편적 기능으로 다음 네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1. 성적 기능 (사회적 성관계의 규범화)
  2. 생식 기능 (자녀 출산)
  3. 양육 기능 (자녀 보호 및 교육)
  4. 경제적 기능 (생계유지와 역할 분담)

가족 = 전통적 핵가족 구조로 규정된 것입니다.

레비스트라우스(Lévi-Strauss)의 가족 개념

레비스트라우스는 구조주의 인류학자로, 가족을 단지 혈연 중심이 아닌 사회적 관계의 조직 원리로 보았습니다.

그는 ‘근친혼의 금기’를 중심으로 가족이 어떻게 사회 전체의 혼인 규칙과 문화적 구조를 형성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즉, 가족은 단순히 생물학적 공동체가 아니라, 사회적 연대와 문화적 교환의 단위라는 것이죠.

가족 = 혼인을 매개로 한 사회적 교환 시스템


현대적 가족 개념: 쿤츠, 올슨 & 듀프레인

쿤츠(Coontz, 1997)의 가족 개념

쿤츠는 『The Way We Really Are』에서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가족은 하나의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시대와 문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개념이다.”

그는 가족을 구성하는 방식보다, 가족 안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법적·생물학적 관계보다는 정서적 유대, 상호 책임, 일상적 상호작용이 진짜 가족을 만든다는 것이죠.

가족 = 정의되지 않고 진화하는 유연한 공동체

올슨 & 듀프레인(Olson & DeFrain, 2003)의 가족 개념

이들은 『Marriages and Families』에서 가족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가족은 상호 연결된 사람들의 네트워크이며, 상호 돌봄과 정서적 안정, 자원 공유를 통해 삶을 함께 구성하는 유기적 단위다.”

즉, 전통적인 가족 형식을 따르지 않아도, 공동체적 관계, 신뢰, 안정성이 있다면 그것이 가족입니다.
양육자 1명, 동성 부부, 공동체 거주, 심지어는 반려동물 중심의 가족도 새로운 가족 유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가족 = 기능과 정서 중심의 실천적 관계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구분고전적 정의 (머독, 레비스트라우스) 현대적 정의 (쿤츠, 올슨&듀프레인)

중심 요소 생물학적/법적 관계, 혼인, 출산 정서적 유대, 실천, 다양성
가족 유형 핵가족, 확대가족 중심 1인가구, 비혼, 재구성가족 포함
역할 이해 기능 중심: 성·양육·경제 관계 중심: 돌봄, 지지, 공존
변화 수용 제한적 매우 유연함
 

핵심 차이점은 ‘가족은 고정된 틀이다’ vs. ‘가족은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관점의 충돌입니다.


마무리하며

가족은 단지 함께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서로를 돌보고, 책임지고, 지지하며 살아가는 관계 자체가 바로 가족입니다.

머독과 레비스트라우스의 정의는 시대의 전형을 잘 설명해 주지만, 이제는 쿤츠와 올슨의 다양성과 포용의 개념이 더욱 설득력을 가집니다.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누가 내 옆에 있는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 내게 어떤 존재인지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