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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건강, 생활, 이슈

실버택배, 노인 일자리냐 복지 지원이냐? 직접 따져본 현실

by jin Prime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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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속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우리나라에서 ‘노인 일자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입니다. 노년층의 경제적 자립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복지 재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실버택배’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어르신들이 직접 소규모 택배 업무를 수행해 수입을 얻도록 한 제도입니다.

 

실버택배는 노년층의 건강한 사회활동과 소득보조를 동시에 노리며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운영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 제도가 정말로 실효성 있는 ‘일자리’인지, 아니면 정부 재정을 들여 운영하는 ‘복지사업’인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버택배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참여한 어르신들의 목소리와 함께 그 장단점을 살펴보려 합니다.

실버택배

실버택배, 어떻게 시작됐을까?

실버택배는 2007년 서울을 시작으로 점차 전국으로 확대된 공공형 노인 일자리 모델입니다. 대형 택배회사와 지자체가 협약을 맺고, 물류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소형 택배를 받아 아파트 단지 내 세대별로 배송합니다. 택배기사는 무거운 물류만 운송하고, 마지막 문 앞까지의 ‘라스트마일’을 어르신들이 담당하는 구조죠.

이 시스템은 택배기사의 과중한 업무를 덜고, 어르신들께는 소득과 활동 기회를 주어 윈윈 효과를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초기에는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이웃과 인사도 나누고, 소일거리로 용돈도 생긴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습니다.


하루 일과와 수입, 그리고 현실

실버택배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주로 오전 시간에 일합니다. 한 달 기준으로 대략 45시간 정도 근무하며, 하루 평균 20개에서 30개 정도의 소형 택배를 배달합니다. 무거운 물건은 다루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계란 한 판, 생수 한 상자 등 일상적으로 무겁다고 느낄 수 있는 택배도 포함되어 있어 체력적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수입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월평균 20만 원에서 40만 원 선입니다. 생계유지에는 부족하고, 말 그대로 생활비나 교통비 보조 수준입니다. 그래서 일자리가 필요하다기보다는 몸이 허락하는 한 바깥바람을 쐬고 소소한 보탬을 얻는 용도로 참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긍정적 평가와 불편한 진실

실버택배의 긍정적인 면은 분명합니다. 노년층 고립감 해소, 신체활동 증가, 추가 용돈 마련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게 진정한 일자리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인일자리 사업이 아니라 복지성 공공근로”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수입이 너무 적어 자립적인 경제활동으로 보기 어렵고, 정부 지원금이 없다면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참여자들이 산재보험 등 안전망으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점도 문제입니다. 개인사업자 형태로 계약되다 보니 다치면 본인이 책임져야 할 경우가 많고, 보상도 충분하지 않은 사례가 많습니다.


보완할 점과 앞으로의 방향

실버택배가 계속 운영되려면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안전입니다. 참여자들이 택배를 나르다 넘어지거나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무거운 물품은 제외하거나, 보조기구와 안전장비를 충분히 제공해야 합니다.

둘째는 참여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건강검진이나 안전교육이 형식에 그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일자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근무 조건과 급여 수준을 현실화할 방안도 고민해야 합니다. 고령층이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니라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생각해볼 거리

실버택배는 분명 좋은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복지 성격이 더 강해졌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어르신들이 보다 안전하고 보람되게 일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개선책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때입니다.